창원 민간인학살 증언자료집 <그질로 가가 안 온다 아이요>의 다섯 번째 증언자 문강자 씨입니다. 문강자 씨는 희생자 문일상 씨의 딸입니다.
아버지가 희생된 민간인학살 당시 문강자 씨는 어린 나이라 기억을 하진 못하고, 들은 이야기를 떠올리며 증언을 해 주셨습니다.
문강자 씨의 할머니는 스물세 살에 남편을 잃고 홀로 사셨다고 하는데요. 문일상 씨는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온 동네에서 소문이 날만큼의 효자였다고 합니다.
당시 문일상 씨 또래의 사람들은 장사를 하거나 다른 일을 찾아 외지로 나가는 일이 잦았다고 하는데, 문일상 씨는 어머니를 홀로 둘 순 없다며 쭉 어머니 곁을 지켰다고 합니다. 문일상 씨를 두고도 항상 ‘소자’라고 했다고 하네요. 소자는 효자라는 말이고요.
그렇게 농사를 지으며 처자식을 책임지던 문일상 씨는 여러 사람들이 몰려와 끌려갔다고 합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사람들이 청년단 사람들이었고, 동네에서 다섯 사람이 잡혀갔습니다.
문일상 씨가 잡혀간 뒤 청년단으로 의심되는 누군가가 ‘돈을 주면 빼주겠다’고 해서 논을 팔고, 그 돈으로도 부족하니 고모부가 농사짓던 황소를 팔아 돈을 마련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돈을 주었지만 풀어주기는커녕 면회도 못 했다고 합니다.
“세상이 아직도 어둡고 그렇습니다. 억울한 사람 눈물도 좀 닦아주고 가슴 아픈 거 속 좀 시원하게 해주는, 그런 제도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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