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천개의 바람
펴낸날 2015년 1월 25일
가격 10,000원
반양장본 | 136쪽 | 135*215mm
ISBN 979-11-950969-1-6(03810)
펴낸곳 도서출판 피플파워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38(양덕동)
055-250-0100
www.idomin.com
저자 김유철
책 소개
시선은 풍경과 일상을 훑다 팽목항에서 멈췄다
흩어진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김유철 시인의 신작 시 80편
맹골수도, 팽목항, 세월호……. 그리고 촛불.
모두를 아프게 한 고통에서 시인도 예외일 수 없었다.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도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시를 쓰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이를 가장 사랑하는 순간에 잃어버리고 우리는 바람 속에서 울었다. 하도 서러워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바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져 불었다.
사랑의 대상을 잃어버린 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시인은 차마 펑펑 울지 못한 채 시 속에 먹먹함을 녹였다.
김유철 시인은 시들의 집을 지어주는 일은 이번 시집 <천개의 바람>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자신에게서 나올 시는 아직 남은 듯하지만 이제 시들은 스스로 집을 지을 것이라고….
「천개의 바람」을 포함한 80편의 시에서는 시인의 다양한 정체성이 느껴진다. 노동자로서 종교인으로서 시를 쓰는 ‘나무’로서, 그는 펼쳐지는 상황과 마음속 감정을 넓고 세심하게 포착해 시로 단련한다.
충만한 감수성으로 계절을 느끼고 일상에서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감당하지 못할 슬픔을 견딘다. <천개의 바람>에서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저자 소개
시인 : 김유철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노동자를 거쳐 천주교 수도자로 지냈던 적이 있다.
청소년교육에 한동안 살았다.
<공동선>. <분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글을 쓴다.
이미 시인이면서 아직 시인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
‘나무’라는 덧이름을 쓰는 사람.
‘나무처럼 서 있기. 나무처럼 기다리기. 그냥 나무처럼’.
南無로 새기는 사람.
2008년 경남가톨릭문인협회 신인상. <에세이문예> 신인상.
경남작가회의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추천.
경남민언련 이사와 창원민예총 대표을 했다.
현 경남민예총 부회장.
저서
시집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목차
시인의 말
여는 말 (풍경소리)-도법
靜 / 쉿!
봄 飛
봄길
강물에게
엎드려 듣는 빗소리
물, 마음을 풀다
문신
나무는 통로다
조계산에 깃들여 사는 스님은 봄부터 가을까지 수굿이 밭을 일군다
六何 너머
이유
소풍
체감온도
처음
靜中動
새벽에 귀 기울여
섬
동백과 나
떨어져서 핀 꽃에게 물어보고 싶을 말
그 파도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동백, 맹골수도에 피다
中 / 저울의 추
수도승
도법이 쓰는 시
백팔 촛불을 켜다
구럼비 철조망
그저 흐르게 할 일
햇살은 부활하지 못한다
나는 아직도 그 분의 걸어가는 모습이 보고싶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너
들꽃은 햇볕을 찾아 자리를 옮기지 않듯이
바람이 하는 일
천개의 바람
스승나무
그림 같은 집
시간을 견디며 시를 쓰는 동안
파도는 파도를 일으켰다
등
江
뜨거운 물음에 뜨겁게 답했다
아름다운 사람
모순이 아름다운 집
動 / 울림, 떨림,
누구나 소설 몇 권은 쌓고 산다
홀로 맞는 가을이 깊습니다
그리움이 간절한 사람은 먼 곳을 본다
화석이 된 그리움들
슬픔의 뿌리
시간
언덕에 떠 있는 달
가을밀물
가을에는 쉬엄쉬엄 가시라
가을이 나를 품고서
배달되지 않은 편지
넘어가다
淚
별꽃
그대삼아 물어볼 말이 생각났다
천개의 강에 드리운 달
俗離로 가는 길
그대의 얼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성당 종소리
無 / 흩어지다
연잎 닮은 당신에게
샘
무의미
심포항 가는 길
이름 지어 부를 수 없는. 불. 불길.
사람들보다 가까운 우주
나무는 나무에 기댄다
겨울산
겨울 창에 뺨을 대다
기적
그런 날이 있다
힘든 하루
클라라와 프란치스코
장인을 묻고 돌아와
歲暮에는 달도 흔들린다
길에서
거룩한 죽음
하늘이 나를 부르시면
임종게
소풍 그 다음 날
작품 평론-김원
책 속으로
봄 飛
꽃으로 시작되는 소풍이 얼마나 아름다우랴
적막으로 시작하는 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첫 날갯짓으로 창공을 수놓는 것
그래 우리네 소풍은 봄 飛로구나
-19쪽
동백, 맹골수도에 피다
한 송이
한 송이 꽃이 되어
바다 속 동백꽃이 되었습니다
모진 바람에 씻기어도
거센 풍랑이 몰아쳐도
붉은 동백은 피어나듯 임들은 그렇게
바다 속 동백꽃이 되었습니다
떨어져서 피는 꽃이 동백이라 했던가요
통째로 떨어져서 슬픈 꽃이 동백이라 했던가요
한 송이 꽃 속에 온 생명이 담겨 있듯
보고싶다는 외마디 속에
짧았던 인연 온 마음을 담습니다
맹골수도를 동백밭으로 만든 임들
부디,
부디,
안녕
-41쪽
시간을 견디며 시를 쓰는 동안
날이 저물었습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흙길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견뎠습니다
-61쪽
힘든 하루
하루 종일 마음이 일렁였다
찬바람은 참나무 잎을 바스락거리게 하고
물기 없는 나무들의 겨드랑사이를 일없이 비비는데
마음은 웬 종일 밀물 들이닥치듯 일렁였다
숙차라고 이름표 붙어진 보이차 종이봉투를 열었다
향은 나오는 듯 안 나오는 듯 했지만 물은 이내 끓었다
끓는 찻물이 끓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를 썼다
아니 찻물은 애씀 없이 제 마음만 애를 태웠다
밀물이 썰물로 바뀌는 여기가 울돌목인가
수도 없이 나타나는 얼굴. 이름. 숨결.
짧은 해는 지려하고 겨울 서쪽은 붉음 없이 어두워지려하는데
밀물과 썰물은 반복했다
다 끓은 찻물이 숙차를 보이차로 만드는 동안
제 마음은 삭풍 지나간 포구나무처럼
적막해졌다
힘든 하루가 갔다
-109쪽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천개의 바람> 출판사 리뷰
시선은 풍경과 일상을 훑다 팽목항에서 멈췄다
시를 밀어내며 야속한 시간을 견딘 시인의 목소리
김유철의 시는 단단하면서 무르다. 읽는 이에게 거칠게 다가오지 않는 본연적인 따스함이 있다. <천개의 바람> 속에는 여기에 그리움이 더해졌다. 사랑의 대상을 잃어버린 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시인은 차마 펑펑 울지 못한 채 시 속에 먹먹함을 녹였다.
김유철 시인은 신이 주신 계절을 느낀다. 봄이 다가보자 온 천지에 온기가 돈다. 꽃이 맺히고 곳곳에 옅은 연두빛이 비치기 시작한다. 시인은 여느 때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가슴에 담는다. 밭을 일구는 스님의 숙어진 몸짓을 바라본다. 땅 기운을 받아 자라난 나무에서는 정직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시 속에는 묵묵한 일상도 들여다보인다. 노동을 하고 치열하게 사색하고 가까운 이의 죽음을 치뤄낸다. 일상 그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 시인은 더 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사라졌다. 바람을 분명 내 품에 품었는데 아무런 흔적이 없다. 천지는 순식간에 얼음장으로 변한다. 바람이 떠난 후의 시간은 서럽기 그지없다.
우리 모두가 바닷물에 잠겼다. 입이 굳었고 손,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야속하게 시간은 빨리 달렸다. 새봄이 오고 있지만 우리 걸음은 지난봄에 멈췄다. 시에 그리움이 깃들기 시작했다. 모두를 아프게 한 고통에서 시인도 예외일 수 없었다.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도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시를 쓰는 것이었다.
그날 새벽에도
그곳에 촛불 켜지겠지요
눈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고마웠었습니다
미안했었습니다
사랑했었습니다
ㅇㅈㄴㅇㅇㄷㅅㄴㄴㅁㅇ.
- 「소풍 그 다음 날」 전문
서럽게 한해를 보내도록 아이들을 만나지 못한 시인은 고마웠다고 미안했다고 사랑했다고 말한다.
시 속에서 ‘바람’은 시원하거나 매서운 존재가 아니다. 그저 아무 흔적없이 사라질 뿐이다.
시인은 그래서 붓으로 바람을 새겼다.
뜨거운 너, 돌아오지 않는 너
바람은 무엇으로 자신이 왔다갔음을 전할까.
바람은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 것인가.
그 어떤 것으로 바람이 왔던 순간을 잡아챌 수 있으며 그 어떤 말이 바람을 받아 안을 수 있는 것일까.
사라져버린 내 사랑, 이제 바람만이 알아줄 것인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사랑하는 이를 가장 사랑하는 순간에 잃어버리고 우리는 바람 속에서 울었다. 하도 서러워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바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져 불었다.
그 바람마다
소리가 있기를
그 바람마다
춤이 있기를
그 바람마다
진정, 바람이 있기를
천개의 바람마다
- 「천개의 바람」 전문
김유철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천개의 바람> 속에는 우리가 차마 받아들여야 했던 그러나 기어이 보내지 못한 지난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이 들어있다. “엎드려 듣는 빗소리는 너였다”는 바닥 밑에서의 깨달음마저도 사치 같았던 시간들이었다.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묻고 또 묻고 싶었던 한 마디.
오늘이 지나면
오늘이 지나면
오늘이 지나면
다시 오시나요
- 「떨어져서 핀 꽃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 전문
철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는 나의 죽음이 아니다. 너의 죽음이다. 사랑하는 너의 죽음을 살아생전 보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기도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너보다 오래 살아남아 너를 고이 떠나보내 줄 수 있어야 사랑이다. 그것이야말로 사랑이다. 사랑의 잔혹한 맨얼굴이다. 맹골수도에서 우리가 맞이한 참혹한 사랑의 현재現在다.
-시집 평론(김원) 중에서
주제어: 김유철, 천개의바람, 세월호, 팽목항
분류: 문학, 시, 한국 시, 현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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