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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 1. 27. 20:59 Category : 피플파워가 낸 책 Writer : 기록하는 사람

맹골수도, 팽목항, 세월호, 그리고 촛불. 모두를 아프게 한 고통에서 시인도 예외일 수 없었다.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도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시를 쓰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이를 가장 사랑하는 순간에 잃어버리고 우리는 바람 속에서 울었다. 하도 서러워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바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져 불었다. 사랑의 대상을 잃어버린 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시인은 차마 펑펑 울지 못한 채 시 속에 먹먹함을 녹였다.

김유철 시인은 시들의 집을 지어주는 일은 이번 시집 <천개의 바람>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자신에게서 나올 시는 아직 남은 듯하지만 이제 시들은 스스로 집을 지을 것이라고…. '천개의 바람'을 포함한 80편의 시에서는 시인의 다양한 정체성이 느껴진다. 노동자로서 종교인으로서 시를 쓰는 나무로서, 그는 펼쳐지는 상황과 마음속 감정을 넓고 세심하게 포착해 시로 단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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