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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학살증언집' + 1

Date : 2020. 6. 11. 14:35 Category : 피플파워가 낸 책 Writer : 쏭이얌

학살된 사람들 남겨진 사람들

제목 학살된 사람들 남겨진 사람들

펴낸날 2020620

가격 17,000

반양장본 | 302| 152*225mm

ISBN 979-11-86351-29-1(03090)

펴낸곳 도서출판 피플파워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38(양덕동)

          055-250-0100

          www.idomin.com

 

엮은이 한국전쟁전후진주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

기록자 김주완 김한규 한양하 백은숙 박성경

 

 

책 소개

진주 민간인 학살 유족 증언록

히틀러와 나치의 유태인학살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정작 대한민국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학살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들어서야 비로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족하고, 부분적으로 진실규명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많은 미신청인들이 남아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이미 70대가 된 민간인학살 희생자 유족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이승만 정권의 보도연맹원 학살의 실상과 유족들의 아픈 삶을 기록했다.

 

 

 

저자 소개

*진주유족회 증언록편찬위원회

위원장 정연조

위원 김현국 이증식 정영우

       강병현 정효갑 김용호

       김승일 전영철 김상길

 

*진주유족회 증언채록팀

팀장 김주완

팀원 김한규 햔양하

       백은숙 박성경

 

 

 

목차

발간사

증언자 강병현

증언자 강성헌

증언자 김상길

증언자 김순달

증언자 김승일

증언자 김형자

증언자 문병근

증언자 박남숙

증언자 백자야

증언자 이주택

증언자 이증식

증언자 장호수

증언자 장호조

증언자 정병표

증언자 정연조

증언자 정영자

증언자 황양이

 

 

 

 

 

 

책 속으로(본문 중에서)

-자라면서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시게 되었는지 알게 된 나이는 몇 살 때인가요? 알고 난 뒤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아버지가 없다는 걸 알게 된 나이는 너댓 살쯤 됐을 거예요. 다른 집에는 아버지가 있는데 왜 난 없을까 생각했지. 엄마한테 물으면 애들은 알 것 없다고 하셨어요.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은 혼자서는 안 풀리는 문제였던 거죠. 그리고 다른 집에는 논도 많이 있고, 산도 있고, 밭도 있고 가을 되면 곡식도 거두어들이는데, 왜 우리집은 아무것도 없을까. 수수께끼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였지.

근데 좀 크고 보니까, 큰집에서 우리가 분가할 때 아무것도 안 줬다는 걸 알게 되었지. 내가 어느 정도 커가지고 서울 갔다가 내려와서 큰아버지 큰어머니, 할머니께 분가할 때 우리 아버지 밑으로 논 두마지기 있었다는데 왜 안주시느냐, 주십시오, 이랬더니, 이제 자기들도 자식들 공부시키고 장가보내고 없다는 거죠. 그래도 줄 건 줘야 할 것 아니냐 이러면서 한바탕 싸우고 진주로 이사를 들어와 버렸어요.

(본문 13)

 

 

 

역사에서 보면 정의는 항상 이겼습니다.

때로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진실은 밝혀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이유 때문에 이 나이에라도 밝혀보자 싶어 밝히지 못한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개인사를 이렇게 털어놓는 것입니다.

바라는 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이 사건의 진실규명과 아버지를 비롯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회복,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억울하게 가신 넋들을 위로하고 살아남아서 고통스러웠던 유족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남은 여생이나마 마음 편히 살다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직도 실체를 밝히지 못한, 불법적 살인에 참여한 이들의 가슴속 불안과 죄의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본문 24)

 

 

 

-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학살당하셨는지 알고 계신 내용을 말씀해주세요.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아무 죄없이 갔다고 해요. 엄마 따라 밭에나 논에나 갈 때 위에 마을 구장이 열 살 정도 많은데, 길에서 만나면 그 할배가 우리 엄마한테 인사를 45도로 굽혀서 하는 걸 봤어요. 우리 엄마는 새파란 나이였는데도, 인사를 받기는커녕 고개를 홱 돌려버렸어요. 지나가고 나면 더런 놈 나한테 인사를 해? 저놈이 들어가지고 죄 없는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했습니다. ‘죄 없는 사람들 도장 받아가서 다 죽게 만들었다고. 지는 도망 나와삐고, 인사가 뭣이고 더런 놈이랬어요. 논이나 밭에 따라갈 때 그 아저씨가 자주 만나지더라고. 위에 마을이거든요. 저는 그 나이 든 사람이 인사를 하는데 엄마가 이상하고 나빠 보였어요. 볼 때마다 그래서 엄마의 반응이 이해가 안 되었어요. 엄마가 그 사람만 보면 이를 갈더라고. 그때는 자세한 사연을 몰랐고, 나중에 제가 처녀 때에야 그 사연을 들었어요.

(본문 107~108)

 

 

 

박남숙 유족의 아버지 박사근불(당시 28) 씨는 진주 본성동에서 철공장을 했다. 육이오 나던 해 7월 초 새벽에 사복 경찰이 권총을 들이대면서 박사근불이 나오라고 해서 체포해 간 후 진주교도소에 수감되었다.

당시 같이 살던 작은아버지 박문우 씨는 형님이 대한청년단에서 근무하고 새벽에 들어왔다고 했다. 박남숙 씨의 이모가 당시 교도관이어서 아버지 옷을 이모 편으로 전달하곤 했으며, 아버지가 트럭에 실려 가기 전 이모에게 우리 숙이가 보고 싶다고 했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가 경찰에 이마를 맞아 이모가 속치마를 뜯어 이마에 매어주었다고 한다.

사람을 실은 트럭이 명석면 용산리로 갔다는 것을 이모 편으로 듣고, 할머니, 어머니, 고모부가 시신을 찾으러 갔으나 비가 오는 데다가 시신은 찾을 수 없었고 고랑에는 핏물이 흘렀다고 한다.

(본문 126)

 

 

 

 

-정병표씨는 아버지가 그렇게 학살로 돌아가셨다는 걸 언제 아셨습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세 살 됐을 때지. 그 당시에는 이것저것 아무것도 모르고 자랐고.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도 저희 어머님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해줬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그 당시 고통이 심해가지고 (아버지가 나가서 학살되기 이전에) 밤이면 누군가 나타나서 사람을 찾고 하니까 숨는 게 습관처럼 되어버리고, 아버지가. 그래서 (그걸 봐왔던 어머니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충격이 커 놓으니까 어머니 혼자서만 감추어 놓고 있고 이야기를 안 해주는 거라. (밤이면 누군가 아버지를 찾으러 온 기억 때문에 어머니가 충격이 커서.)

그래 이제 엄마보고 아버지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셨습니까?’ 한 번 내가 딱 물어봤어. ‘좀 있으면 알게 될 거다이 말이 끝이었어요.

(본문 222~223)

 

 

 

 

지가 안 겪어보면 아무도 모른다. 지가 겪어봐야 그렇게 살았다 싶으지. 아무도 모르기로. 대통령이 공약을 했다 하더만, 이거 해결해준다고. 나라가 이리 시끄러운데 해결이 되겠나. 그런데 뭐 광주니 어디니 샀는 거는 자꾸 보상 주고 그런다매. 그런데 모르지. 내 평생에 될 건가 안 될 건가 몰라도 만약에 못 하고 죽으면 내가 너무 억울하다. 진주시장이 (위령공원 장소를) 어디라고 확실히 정해는 안줘도 해준다고 약속을 했다 하대. 기대는 하지만 그 기대가 설 것인지 어그러질 것인지는 모르지. 딱히 할 말도 없다. 서러운 거 그거는 말로 다 못하겠다. 다문 얼마라도 보상받고 위령제 지내는 그거라도 있으면 내가 풀고 죽겠는데 그것도 못보고 죽으면 너무너무 한이 많을 것 같아.

(본문 295)

 

 

 

 

 

 

추천글

아버지를 누가 어떻게 지시하여 왜 죽였는지 알지 못하는 아들 딸들의 기막힌 이야기.

그리고 좌익 가족으로 몰려 평생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사회적 낙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

진주지역 보도연맹 관련 피학살자들과 유족들의 기막힌 사연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다시 되새김질합니다. 살아있었다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수많은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우리 모두 기억하여 유족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구멍 난 현대사가 바르게 채워지기를 기대합니다.

- 김동춘(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성공회대 교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희생자들의 자식들도 이제 70대 노인이 되었다. 아버지가 보도연맹원이란 이유로 끌려가 대한민국 군경에게 무참히 학살당할 때 어머니의 뱃속에 있던 유복자가 만 70세다. 이들 1세대 유족이 모두 숨지고 나면 더 이상 민간인학살의 역사를 증언해줄 이들도 사라지게 된다.

기억은 언젠가 잊히기 마련이지만 기록은 역사가 된다. 우리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희생자 유족의 아픔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가 없었던 아이가 빨갱이 자식이란 낙인과 연좌제의 고통에 시달리며 살아온 가슴 아픈 이야기가 펼쳐진다.

뒤늦게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접하고 유족회 활동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찾아 각성해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주제어: 한국근현대사, 민간인학살, 진주민간인학살, 민간인학살증언집, 보도연맹

분류: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국내도서 > 역사 > 테마로 보는 역사 > 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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