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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2

Date : 2023. 5. 17. 17:14 Category : 피플파워가 낸 책 Writer : 쏭이얌

펴낸 날 : 20230401

가격 : 20,000

반양장본 | 400| 152×225mm

ISBN 979-11-86351-58-1 03940

 

펴낸 곳 : 도서출판 피플파워

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38(양덕동)

055-250-0190

www.idomin.com

 

저자 : 성우제

 
 

 

책 소개

 

떠나온 한국은 멀어져 가고

이민 온 캐나다는 잡히지 않는

불안하기만 한 중간지대에 살지만

양쪽 모두 선명하게 보이는 건 장점

 

<작가의 소개글>

내가 서울 사투리를 쓴대요.”

얼마 전, 직장생활 2년차에 접어든 딸이 말했다. 한국에서 온 또래 친구들과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는 중에 저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딸아이는 세 살 때 캐나다로 살러 왔으니, 한국 말을 부모한테서 배웠다.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서울 사투리라고 부르는 것은 예전 서울 말투라는 얘기다. 나도 처음 캐나다에 살러왔을 때, 이곳에서 수십 년 살아온 선배 이민자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외국살이란 한 마디로 이방인의 삶이다. 모든 이의 삶 자체가 불안의 연속일 테지만 이민자의 삶에는 불안의 요소가 하나 더 얹히게 마련이다. ‘~’ 떠 있는 느낌, 바로 그런 것이다. 그것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지대에 사는 데서 말미암은 것이다.

나는 캐나다에서는 한국 사람(코리언 캐네디언)이고, 한국에 가면 캐나다 사람이다. 법적 신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그렇다. 내 한국어는 이미 서울 사투리가 되었고 내 영어는 앞으로도 계속 외국인 발음이다. 이민 1세로서 캐나다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캐나다 사람이 될 수 없고, 모국을 떠난 지 오래 되어 정서적으로 더 이상 한국 사람이 아니다. 캐나다는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한국은 점점 더 멀어져간다. 이것이 바로 내 나름대로 알아차린 불안함의 정체였다.

양쪽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중간지대 혹은 경계의 삶은 묘하게 슬프다. 이민자의 나라인 캐나다에서 이런저런 정책을 펼쳐가며 나 같은 이민자를 우대해준다 해도 이런 슬픔까지 어루만지지는 못한다. 그것은 이민자의 숙명 같은 것이다. 양쪽의 이방인이 되는 숙명.

그나마 나로서는 다행스러웠던 것이 캐나다에서 사는 삶에 한국의 매체와 독자들이 관심을 많이 보였다는 사실이다. 독자들은 내가 사는 곳의 삶은 한국과 어떻게 다른지,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국에서 발생하는 비슷한 사안을 두고 캐나다 사회는 어떻게 대처하는, 캐나다에 살면서 보면 한국은 어떻게 보이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했다. 나는 전직 기자답게 사실에 근거해 쓰려고 노력했다.

나 같은 사람이 갖는 장점 하나는 양쪽 사회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중간지대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아침에는 한국 저녁 뉴스를 보고, 저녁에는 캐나다 저녁 뉴스를 본다. 양쪽을 비교해서 보면 사안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 책의 의미를 굳이 이야기하자면 바로 그런 것이다.

-캐나다 이방인, 한국 이방인

 

작가 소개

 

성우제

1963년 경북 상주에서 출생했다. 불문학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논문을 썼다. 프랑스 유학 자금이나 벌자며 어쩌다 시작하게 된 기자 생활에 맛들려(월급도 많았고 기사 작성이 논문 쓰기보다 재미있었다) 그 길로 13년을 논문 대신 기사만 쓰며 보냈다. 박사 공부는 자연스럽게 포기했다. 1989년에 창간한 () <시사저널>’(<시사IN> 전신)이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다. 문화부에서 11년 동안 일하면서, 미술 음악 문학 등 여러 예술 장르와 문화현실에 관한 기사를 주로 썼다. 영화 담당만 하지 못했다. 누구나 맡고 싶어해서 나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기자로 일하는 와중에 1990년대 중반부터 커피 마니아 행세를 하며 살았다. 한국 커피업계에서는 나를 1세대 마니아라고 불렀다. 그 취미를 살려, 2002년에 이주해온 캐나다 토론토에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겠다는 꿈을 꾸었었다. 월급쟁이가 자영업자로 변신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말고도 진입 장벽이 하나 더 있었다. 외국이라는 낯선 환경이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장벽이었다. 이민 초기는 장벽의 완강함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즈음 정말 운좋게도 은인을 만나 옷가게를 시작했다. 그 가게를 운영하면서 17년째 밥벌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과는 다른 삶을 산다는 이유로, 한국의 여러 매체에서 청탁을 해준 덕분에 캐나다에 살러온 이래 거의 끊이지 않고 글을 써왔다. 2007년 여름 학력위조 사건이 터졌을 때 뉴욕으로 피신한 신정아 씨를 단독 인터뷰하여 <시사IN> 창간호에 제공하기도 했다. 이 인터뷰 기사로 캐나다에 살면서 특종상을 받았다. 기사나 칼럼이 아닌 창작물도 더러 썼다. 그런 글로, 한국 살 적에는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문학상을 두 차례(재외동포문학상 소설 및 산문 부문) 받았다.

<시사IN> 편집위원이며, 3년 전부터는 캐나다사회문화연구소 소장이라고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연구소는 직함이 필요해서 내가 만든 것이다. 그래도 책을 여럿 펴냈으니 연구 활동과 무관하게 살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민 초기 캐나다살이를 이야기한 <느리게 가는 버스>, 한국 커피 장인들을 인터뷰해서 엮은 <커피머니메이커>, 한국의 외씨버선길과 제주올레길 완주기 <외씨버선길> <폭삭 속았수다>, 그리고 내 스승들에 관해 적은 <딸깍 열어주다> 등 다섯 권이다.

 

 

차례

 

책을 내며 캐나다 이방인, 한국 이방인 9

 

캐나다 이야기

내가 캐나다로 간 까닭은? 15

캐나다 정부가 이민자 공존을 돕는 이유 21

캐나다의 고용 사다리공채 없이 알바 계약직 정규직 28

매뉴얼 천국의 느림보 문화 36

어린이병원에 기꺼이 기부하는 까닭 39

위험에 처한 아이 모른 척하면 범죄 48

하늘이 두 쪽 나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52

공자님 말씀에 충실한 캐나다 대학 55

다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서방예의지국 58

성적 1등으로는 졸업생 대표가 될 수 없는 나라 61

캐나다처럼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67

천국은 없다장점만 보고 와서 단점도 안고 사는 이민 71

 

동포사회 이야기

한국 사람 조심하세요? 81

한인 요양원’, 정체성 확인시켜주는 디딤돌 88

노는 모임 거의 없는 재미없는 천국 95

캐나다 한국식당은 외국인이 주고객 103

같은 유색이면서 흑인 차별하는 동양계 이민자들 110

해외동포, 모국이 불러주자 꽃이 되었다 116

한국 책 갈증에 오아시스 같은 토론토도서관 119

 

자영업 이야기

자영업 하려면 부터 만들어라 129

나는 왜 복대를 차게 되었나 136

남자도 힘든 주방에 아내를 밀어넣었던 이야기 139

여기서도 자영업자는 오답노트의 주인공 146

단골자처하는 손님치고 진짜 단골은 없다 153

밑지고 판다는 말은 참일까, 거짓일까? 160

 

일상 이야기

이민 초기 베이커의 추억폴리시 비어 굿” 165

캐나다도 한국처럼 시민들은 현명하다 168

점점 잦아지는 캐나다의 대형 재난 175

웬만하면 바꾸지 않고 오래 쓰는 문화 183

팬데믹 3년에 친절해진 미국 사람 190

캐나다 크리스마스는 가족·파티·선물이 필수 198

담배 끊은 건 뉴욕 화가들 덕분 205

캐나다 주택 오래 살면 맥가이버가 된다 208

김장할 때 무 썰기를 자청한 내력 215

한국 환자가 캐나다 의사 치료해준 이야기 217

 

대중문화 이야기

멀쩡한 모국 LP 보면 왜 마음이 짠해질까? 223

캐나다에서 실감한 K컬처의 초압축 성장 227

딸에게 모국어를 가르쳐준 한류 235

한국이 대단한 줄을 한국 사람만 모른다 242

동포사회와 모국을 이어주는 한국 대중문화 245

BTS로 뉴욕에서 나눈 정담(情談) 252

미나리가 불편하다 255

윤여정의 뼈 있는 수상 소감 263

고교생 딸의 영화 택시운전사관람기 268

 

젠더 이야기

캐나다만의 독특한 남자 서열 273

아들 대학 기숙사 룸메이트가 여학생? 276

개저씨소리를 듣지 않는 한 가지 방법 279

토론토와 뉴욕의 지하철 성추행범 퇴치법 285

 

한국 이야기

3년 만에 한국서 만난 기분 좋은 낯섦 291

신천지예수교에 왜 20대 신자가 많을까? 298

사이먼과 노회찬 302

손혜원 똘끼는 어디까지 갈까 305

대학의 인문학 연구가 그리도 우스운가 310

기부도 이젠 젓가락장단 아닌 코인노래방이 주류 316

아버지와 짜장면 322

 

언론 이야기

캐나다 방송은 올림픽보다 패럴림픽이 더 활발 327

대장동 스캔들의 키워드 형님’ 331

쓰나미를 기획하는 양치기 언론 339

언론 부패의 온상 출입기자단’ 343

기자라면 최소한 붙어먹지는 말아야 349

밥 사주는 기자는 믿을 만한 기자다 354

 

문학 이야기

님 웨일스의 아리랑을 능가하는 조선희의 세 여자359

파친코, 재일동포 주인공을 향한 재미동포 작가의 무한한 공감 364

중간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슬픈 모국어’ 371

, 기성세대라는 말도 구리다 378

 

기형도 이야기

대학시절 친절한 기형도시인에게서 받은 편지 383

기형도의 참 좋은 안양 친구들그의 연시 최초 공개한 수리문학회 391

갑자기 생각난 기형도의 원고료 398

 

책 속으로(본문 중에서)

 

이른 아침 출근 시간에 토론토 시내버스를 탔다. 어느 정류장에서 버스가 멈춰 서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바깥을 내다보니 시각장애인이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었던 버스 기사가 그의 손을 잡고 함께 길을 건너고 있었다.

(17, 내가 캐나다로 간 까닭은?)

 

캐나다 정부는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자기 고유의 문화를 지키고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외국에서 들어온 새로운 캐나다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한글학교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25, 캐나다 정부가 이민자 정착을 돕는 이유)

 

법도 안 만들고, 있는 법도 안 지키고, 법을 안 지켜도 단속도, 처벌도 안 하는 어른들 탓에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란 없다. 어쩌다가 작은 사고가 난다 해도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그러니 캐나다 사회는 느리다. 나는 이 느림보 문화가 점점 더 좋아진다. 사회적으로 노하거나 슬퍼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38, 매뉴얼 천국의 느림보 문화)

 

느슨한 개똥 단속과는 반대로, 시민들을 늘 긴장하게 하는 단속이 있다. 물론 1순위는 시민 안전과 관련한 단속이다. 소화전 앞이나 소방도로에서 실수로라도 위반했다가는 인생이 피곤해질 만큼 가혹한 조처가 따른다. 운 좋게 단속을 피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워서, 소방서 앞 같은 곳에 주차한다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54, 하늘이 두 쪽 나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국에 나와 밥벌이하며 살 수 있게 된 것은 순전히 한국 사람들을 잘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니 외국 나가는 사람에게 한국 사람 조심하라는 말은 가급적이면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외국에서도 좋은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한국 사람이 아니라 한국인 사기꾼만 조심하면 된다.

(87, 한국 사람 조심하세요?)

 

캐나다가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이다 보니 특이한 음식 냄새를 풍길까 봐 서로가 늘 조심하는 편이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도 많다. 한국사람들은 김치에 들어 있는 생마늘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하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긴장하지는 않는다. 한국음식에 대한 외국사람들의 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K드라마, K팝에 이어 지금은 K푸드까지 뜨고 있는 것이다.

(107, 캐나다 한국식당은 외국인이 주고객)

 

육체노동을 할 수 있는 몸부터 만들어라.”

일단 네가 하려는 업종에 들어가서 최저임금 받으며 일을 해라. 그곳은 너한테 학교나 다름없다. 임금은 장학금이라 생각해라. 돈 받아가며 몸 만들고 일을 배우니 얼마나 좋은 곳이냐.”

(131, 자영업 하려면 부터 만들어라)

 

지하철역 안에 있는 우리 가게 손님들 중에는 물건을 사고팔 때 잠깐 스치는 손끝 느낌만으로도 험한 일에 종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이들이 많다. 대개가 말없이 좋은 손님들이다. 토론토 자영업자인 나로서는 그런 손님들이 마음 편하게 쇼핑하고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가게를 만들었으면 소망을 늘 품고 있다.

(159, 단골자처하는손님치고 진짜 단골은 없다)

 

토론토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온다. 마당에 쌓인 눈을 자주 치워야 하는데, 이 또한 중노동이다. 눈 치우는 일은 낙엽 치우기와 더불어 가장 고되고 힘든 일에 속한다. 눈과 낙엽

을 치우는 일만큼은 온 가족이 달라붙어야 한다. 혼자 했다가는 앓아눕기 십상이다.

(213, 캐나다 주택 오래 살면 맥가이버가 된다)

 

외국에 살러 오면서 모국 음악을 듣겠다며 들고 나왔겠으나, 살기에 바빠 들을 시간이 없어서 음반 상태가 깨끗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오래된 LP음반이 으레 그렇듯이 많이 긁히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면 짠한 마음이 덜 했을 것이다. 주인은 연로해서 요양원에 들어갔거나 작고해서, 동백아가씨를 모르는 자식들이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226, 멀쩡한 모국 LP 보면 왜 마음이 짠해질까?)

 

나중에 한국에 보내서 우리말을 배우게 해야겠다고 여기던 차에 신기한 일이 생겨났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우리말과 글에 부쩍 관심을 보였다. 우리가 잘 모르는 경로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을 접하고 푹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소녀시대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받아적기 시작했다. 자발적인 한글 공부였다. 한국말을 하고 한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은 또래 팬들 사이에서는 부러움을 사는 일이었다.

(231, 캐나다에서 실감한 K컬처의 초압축 성장)

 

거래처의 중국인 사장이 정말 재미있는 한국 드라마가 있는데, 봤느냐?”고 물었다. 겨울연가라고 했다. “보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는 정말이냐?”며 놀라워했다. “볼 생각도 없다고 했더니 그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 그는 겨울연가DVD를 불쑥 내밀었다. “이거 가져가서 꼭 봐라.” 외국인인 중국 사람이 한국 사람에게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고, 시청을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는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247, 동포사회와 모국을 이어주는 한국 대중문화)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들면서 북미에서는 날이면 날마다 아시아인 혐오 폭행이 터져나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보자면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이 예사롭지 않다. 혐오와 폭행 위협을 날마다 피부로 느끼는 이곳의 나 같은 사람에게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네들은 나 같은 아시아 사람 이름도 정확하게 못 부르지? 그만큼 네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니니? 사실 나는 그게 불만이었는데 오늘은 상을 줬으니까 용서해줄게.”

(265, 윤여정의 뼈 있는 수상 소감)

 

이곳에 서열이 있다는 거 알아?”

캐나다에 살러 온 직후에 만난 어느 선배가 대뜸 나에게 물었다.

서열이라뇨?”

캐나다에는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서열이 있어. 어린이, 여자,

, 강아지, 그다음이 남자야.”

(273, 캐나다만의 독특한 남자 서열)

 

나는 그의 죽음을 접하면서 토론토 유대인 커뮤니티의 사이먼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사이먼이 공급하는 물건은 무조건 싸고 좋다는 믿음은 수십 년 헌신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에서 연유한다. 노회찬의 죽음에 마음 아파하는 우리는 왜 살아생전 그에게 사이먼식의 존경과 신뢰를 보내지 못했을까? 그가 그것을 느끼고 자기의 진정성을 사람들이 알아주리라 믿었더라면 그의 선택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304, 사이먼과 노회찬)

 

패럴림픽 방송이 올림픽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화제가 되는 선수나 메달리스트들을 집중 조명하는 것은 비슷했으나 패럴림픽 방송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올림픽 방송이 스포츠 경쟁에 관심을 두었다면, 패럴림픽 방송은 그것을 뛰어넘어 간극장이나 다름없었다. 장애인 선수 모두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주인공인 만큼 그 이야기를 사전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데 치중했다.

(327, 캐나다 방송은 올림필보다 패럴림픽이 더 활발)

 

공적인 관계에서 사용하는 형님이라는 호칭은 과거 언론계에서 횡행하던 촌지와 그 성격이 유사해 보인다. 촌지나 형님 호칭은 공적인 관계를 내밀한 사적 관계로 만들어버린다. 내밀하면 할수록 결속력은 더 강해진다.

(334, 대장동 스캔들의 키워드, ‘형님’)

 

파친코를 다 읽고 나서, 이 소설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이유를 내 나름으로 생각했다. 작가 이민진이 일본이 아닌 곳에 사는 한국 이민자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일본 바깥에서 살고 있기에 재일동포들의 처지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 스스로 이민자의 자식이어서, 같은 이민자인 재일동포들의 아픔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370, <파친코> 재일동포 주인공을 향한 재미동포 작가의 무한한 공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22년 이민 생활을 하며 알게 된

흥미로운 타산지석과 반면교사를

13년 기자 경력의 필력으로 녹여내

기형도 관련 추억과 시편도 수록

 

22년 전 13년차 기자 성우제는 장애를 가진 자녀 때문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한국에서는 아무렇게나 방치되는 장애인을 캐나다에서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시사잡지 기자 생활을 접고 월급을 모은 돈과 아파트 판 돈을 갖고 캐나다로 날아갔다.

이민이란 몇십 년 살아온 자신의 뿌리를 통째 뽑아서 옮겨가는 존재의 결단이었다. 특히 새로 잔뿌리를 내리지 못한 초기 이민 생활은 새로운 정착과 생존을 위한 고달픈 몸부림의 연속이었다. 그로서는 아이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기에 그 몸부림은 더욱 절박하였다.

새 나라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몇 안 되는 선택지에서 자영업을 하기로 했다. 펜대나 굴리던 그는 준비 작업으로 음식점에서 알바를 얻어 몸이 으스러지게 일했다. 어떤 날은 끊어질 듯 아픈 허리에 복대를 하고 기어서 출근한 적도 있다. 그러다 좋은 한국인과의 인연으로 먹고살 만하게 되기까지는 <극한직업>에 가까운 고난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먹고살기 바빠도 저절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있게 마련이었다.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캐나다에서는 특별한 사건으로 여겨지곤 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젠더·인종·신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한국에서는 예사이지만 캐나다에서는 범죄였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포용의 사회인 동시에 한 번 정한 원칙은 지위고하를 떠나 예외 없이 적용되는 나라였다. 물론 캐나다라고 좋기만 하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비추면 한국은 아직도 많은 새로 고침이 필요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민 초기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10년 전부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의 모든 분야에 걸친 눈부신 성장이었다. 씨앗은 이미 20년 전에 움텄지만 하필이면 그즈음에 K컬처를 필두로 한꺼번에 뿜어져 나왔다. K팝은 아이에게 모국어를 가르쳐 주었고 캐나다 극장가에는 한국 영화가 일상으로 걸렸다. 토론토 한국음식점은 오히려 외국인들로 붐볐으며 K드라마 또한 외국인이 먼저 알고 한국 이민자에게 권하는 지경이 되었다. 게다가 어쩌다 한 번씩 모국을 찾아오면 그때마다 이전과 달라진 새로운 낯섦에 묘한 즐거움도 느꼈다.

이런 22년차 캐나다 이민자가 <캐나다에 살아보니 한국이 잘 보이네>를 펴냈다. 이번에 경남도민일보에서 나온 이 책은 그동안의 생생한 체험이 바탕이어서인지 머리로 쓴 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잘 읽힌다. 캐나다나 이민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의 여러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우리 사회가 출생률 급감에 따른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하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볼 대목도 제시하고 있다. 말미에는 기형도 시인에 대한 추억과 시편도 몇 꼭지 담았는데 문학애호가들에게는 달콤한 샘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제어 : 문화, 한국, 캐나다, 문학, 인문, 기형도, 영화, 소설, 대중문화, 선진국, 장애인, 원칙, 공존, 정착

 

분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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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3. 5. 17. 17:12 Category : 피플파워가 낸 책 Writer : 쏭이얌

 

펴낸 날 : 20230301

가격 : 14,000

반양장본 | 170| 152×225mm

ISBN 979-11-86351-56-7 03400

 

펴낸 곳 : 도서출판 피플파워

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38(양덕동)

055-250-0190

www.idomin.com

 

저자 : 김종욱

 

 

 

 

책 소개

 

다가올 미래사회는 4차산업혁명시대

자연생태계는 변화와 혁신의 보물창고

 

물리학 상식을 기반으로 인문학을 가미하여

미래시대 대비하는 이들에게 길라잡이 자청

 

<추천의 글>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혁명시대는 초고속 정보통신기술로 초연결된 혁신적·와해적 적자생존의 시대라 할 수 있다. 미국·중국의 패권전쟁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는 자국우선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약육강식의 시대를 헤쳐 나갈 명견만리의 지혜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그것은 바로 변화혁신이며 자연의 생태계에서 배울 수 있다. 생태계는 완벽하게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이지만, 그 개체들은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진화라는 자기혁신을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하고 있다. <K-사이언스테크노미, 혁신 없이 미래 없다>를 읽으면 과학기술과 글로벌경제, 세계정세가 급변하는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변화에 동참하지 못한 갈라파고스는 아닌지 숙고하게 된다.

-동명대학교 총장 전호환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종속되었던 한계를 넘게 해준 것은 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은 강력한 경제력과 힘을 제공해 주는 기반이 되고 있어서 모든 국가들이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남다른 전략이 필요한데, <K-사이언스테크노미, 혁신 없이 미래 없다>가 그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어서 무척 반갑다.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더구나 지구환경 관련 지속가능성, 탄소중립 등의 큰 위기에도 봉착해 있다. 진화를 통해 완전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곱씹으며 과학기술의 방향과 역할을 되짚어보는 혜안과 지침을 이 책은 제공해 줄 것이다.

-() 한국전기연구원 원장 최규하

 

<K-사이언스테크노미, 혁신 없이 미래 없다> 정확한 물리학 상식을 기반으로 형용적인 적절함이 묻어 있는 인문학을 가미한 융복합적 설명이 잘 배합된 재미있는 서적이다. 저출산, 수도권 집중, 지역소멸, 전쟁, 기후위기, 플라스틱 오염, 세대 갈등 등, 풀기 힘든 많은 사회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어도 그래도 희망을 갖고 하나씩 풀어가는 지구촌의 일원으로서의 가치를 잘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고등학생·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미래시대를 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창원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부 교수 박민원

 

 

작가 소개

 

김종욱

 

1962년생. 한국전기연구원 전략정책부장, 전략정책본부장, 시험부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수석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90년에 교육부 물리학분야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 미시건주립대(MSU) 물리학과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시건주립대 센서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텍사스 오스틴주립대(UT@Austin)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전기연구원에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해서 플라즈마가속기, 전자의료기기, 나노소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부서의 그룹장 및 센터장을 역임하고 인제대학교, 한양대학교(학연산클러스터사업단)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현재는 연구원의 주요연구사업에 대한 미래전략과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더불어 지역경제혁신을 위한 신산업 발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성과물의 홍보 및 대외 협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워털루대학(University of Waterloo) 공대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창원시 및 부산시 제조업에 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해 지역경제 혁신을 목적으로 한국전기연구원과 워털루대학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캐 인공지능연구센터사업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평소 소신은감사하고 사랑하자. 늘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겸손하며 용서하고 사랑하려 애쓴다. 그러나 업무에 있어서는 혁신의 전도사요, 기업가정신에 입각해 도전과 응전을 과감히 수용한다.

 

 

차례

 

I. 거대한 전환기를 앞둔 한국의 오늘

 

과학기술과 인간존중 9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현상 13

간과할 수 없는 대프리카현상 17

상상을 초월하는 생존전략 21

과학의 달을 맞이하며 25

갈라파고스를 떠올리며 29

소모적인 브라운 운동’ 33

만추(晩秋)의 상념 37

영화 <양자물리학> 41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때 44

시간은 덧없이 흘러가는데 48

코로나19 이면의 냉혹한 현실 관조할 때 52

우리는 공명(共鳴)하고 있는가? 56

 

II. 위기를 기회로

 

자연, 창의와 협업의 배움터 63

산업생태계, 혁신과 경쟁의 장으로 67

카멜레온의 변화가 요청되는 시대 71

도전과 응전의 기해년 75

유비무환의 바우어새 78

도전과 응전, 위기를 기회로 82

선택은 하나, 혁신! 86

산학연 융합생태계 코업(Co-Up)’으로 90

섭동(攝動, perturbation)’의 시대 94

한국인의 위기대응 DNA 98

혼돈의 카오스(Chaos)’ 시대 102

가지 않은 길 106

백신 보릿고개를 넘는 공옥이석(攻玉以石) 110

코리아 팬덤창조로 세계를 이끌 때 114

 

III. 새로운 시대를 이끌 진화 코드

 

한국형 4차산업혁명 가이드 121

5G 이동통신, 4차산업혁명의 젖줄! 125

자율주행차와 공유경제 129

블록체인기술과 가상(암호)화폐 133

미래의 도시, 스마트시티 137

노벨(Nobel)상의 계절 141

누리호, 하늘을 날다 144

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길 148

상상(想像), 과학발전의 원동력! 152

역사를 만들 천금 같은 기회 156

산업의 쌀’ K-반도체가 나아갈 방향 160

황금알을 낳는금세기 연금술 164

초격차기술력 확보만이 우리가 살길 168

 

 

 

책 속으로(본문 중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4차산업혁명시대는 인류를 온전한 이상향의 세계로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을까?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윤리, 도덕적 측면에서의 인간존엄성 상실이나 폐해는 없는 것인가? 효용성과 편익만을 우선시하며 전광석화(電光石火)의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미래를 향해 돌진하는 과학·기술의 속성을 고려할 때, 인류의 문명발전이 오히려 불평등의 기원이 됐다고 주장했던 프랑스의 사상가, 장자크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철학적 명제를 깊이 숙고할 시점이다.

(12, 과학기술과 인간존중)

 

곰이 정말로 미련한 동물일까?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륙에 서식하는 곰은 겨울잠을 잔다. 춥고 황량한 겨울엔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에 비해 몸집이 큰 곰은 생존하기 어렵다. 때문에 먹이가 풍성한 가을에 왕성한 먹이활동을 통해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겨울잠(동면)이라는 고도의 생존전략으로 힘겨운 겨울을 슬기롭게 이겨낸다.

(22, 상상을 초월하는 생존전략)

 

겨울이 도래할 쯤이면 광합성 기능을 마친 잎이 소모하는 에너지조차도 절약하기 위해 물과 양분의 공급을 차단하는 떨켜층을 만들어 낙엽을 만든다. 냉엄하지만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기발한 생존전략이 아닐 수 없다. 마주한 상황에 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자연의 섭리에 마음이 숙연해질 따름이다. 과연 우리 경제는 앞으로 들이닥칠 북풍한설에 온전히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황홀한 가을단풍을 넘어 그 이면을 직시할 때다.

(39~40, 만추(晩秋)의 상념)

 

황제펭귄의 예를 들어보자. 남극의 황제펭귄은 영하 40~50의 혹한의 날씨를 허들링(huddling)’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지혜롭게 대처한다. ‘허들링은 황제펭귄들이 중앙으로 동그랗게 모여들어 바람을 막아주고 서로의 체온으로 상대방을 따뜻하게 유지시켜 주는 방법으로, 빽빽하게 무리지어 빙빙 돌면서 어느 정도 체온을 유지한 중앙에 있던 펭귄은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밖에 있던 펭귄이 서서히 무리 안으로 들어옴으로써 모든 펭귄들이 혹한의 날씨를 견딜 수 있게 한다. 그야말로 차원 높은 배려와 상생의 정신이 아닐 수 없다.

(64, 자연, 창의와 협업의 배움터)

 

우리에겐 다른 나라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위기대응 DNA가 있다. 2IMF 외환위기 때 온 국민이 앞다투어 금 모으기에 동참했듯이 우리네 삶과 정신 속엔 고통 분담의 DNA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당장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원하여 전국에서 달려온 의료진들, 두터운 방호복 너머 땀과 상처로 얼룩진 그들의 환한 미소에서 우리는 숭고한 이타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100, 한국인의 위기대응 DNA)

 

138억 년 전에 발생한 대폭발의 혼돈 상태를 시작으로 우주가 끊임없이 특정 패턴을 가지고 팽창한다는 빅뱅이론을 굳이 예시하지 않더라도 밤하늘에 걸려있는 수많은 별들은 무질서한 상태로 보이지만 실상은 어느 별 하나 만유인력이라는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정교한 우주질서에 순응하며 움직이고 있다.

(104~105, 혼돈의 카오스(Chaos)’ 시대)

 

일회용 일반주사기는 사용하고 나서 약 0.058g의 백신이 남은 채 폐기되는데, 낭비되는 백신을 다섯 번 모으면 한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는 양이 된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에서 백신의 잔량이 거의 없는 최소잔여형(LDS;Low Dead Space)’ 주사기를 개발해 별거 아닌 것 같은 작은 아이디어가 위기 속에 빛을 발하고 있다.

(112~113, ‘백신 보릿고개를 넘는 공옥이석(攻玉以石))

 

한국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다른 나라에선 흔치 않은 이타정신으로 한국에 대한 존경심과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이 초격차 첨단기술력과 우수한 가성비를 토대로 K-방산과 SMR K-원전의 성과를 상호호혜의 원칙 하에 동유럽 및 중동, 아세안 등 제3세계로 확산하고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과 창발적인 한류(韓流)문화를 융합해 코리아 팬덤을 창조한다면 한국이 이들 나라의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116~117, ‘코리아 팬덤창조로 세계를 이끌 때)

 

자동차를 소유하는 주된 목적은, 필요한 때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하기 위함이다. 자율주행기술의 완성으로 운전자가 필요 없게 되고 자동차공유경제 플랫폼이 현실화되어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지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과연 그때에도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이 있을지는 곱씹어 볼 일이다.

자율주행차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경제 구도가 소유 중심에서 공유 중심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동차 운전의 주체가 사람에서 인공지능으로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문화 전반의 구도를 바꾸는 혁신시대의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점이다.

(131~132, 자율주행차와 공유경제)

 

우리나라의 대표적 핵융합장치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는 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초전도 토카막방식으로 2008년 최초로 플라즈마를 발생시킨 이래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최근 KSTAR는 플라즈마의 중심 이온 온도를 핵융합반응 온도인 1이상에서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 중 세계 최초이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선 성과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202111KSTAR는 세계 최초로 3만여 번의 실험을 통해 30초 유지에 성공했다. 과학계에선 300초 연속으로 1억도를 유지하면 핵융합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고 보는데 2026년엔 300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

(149~150, 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길)

 

1965년에 만화가 이정문 작가가 발표한 2000년대의 생활상을 그린 미래만화를 보면 <전기자동차>, <태양열 주택>, <청소로봇>, <인터넷 신문>, <휴대용전화>,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학습 및 원격진료> 등 신기할 정도로 현재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적중하였다.

상상력은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다. 상상은 기존의 틀에 얽매지지 않는 유연한 사고, 즉 발상의 전환을 가능케 한다. 작금은 발상의 전환이 요청되는 4차산업혁명시대다. 하루가 멀다고 혁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승자독식의 시대가 되었다.

(152~155, 상상(想像), 과학발전의 원동력!)

 

세계적인 석학이자 21세기 지성인 기 소르망Guy Sorman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이 세계지도에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K-, 영화 외에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분야에서 한국이 모범국가로 두드러지면서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으며, 한국이 잘해 왔던 개별 분야의 요소들이 일순간 결합되면서 한국에 대한 총체적이고도 일관성 있는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되었다고 말했다.

(157~158, 역사를 만들 천금 같은 기회)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자연생태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문학적 상식과 소양을 바탕으로

물리학을 전공한 현직 과학자가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을 풀어낸 에세이집

 

<K-사이언스 테크노미, 혁신 없이 미래 없다>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현대 사회의 특징인 과학기술의 발달은 미리 정해진 방향이 없다. 자칫 잘못하면 대다수 사람에게 해악이 되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면 협업과 배려가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과학기술은 무척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국가 단위로 세계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눈 깜박할 사이에 낙오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고통스럽더라도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이룩해내야 한다.

물리학을 전공한 현직 과학자인 저자 김종욱은 여기서 뜻밖에도 생태계를 이런 것을 배울 수 있는 스승으로 내세운다. 협업하고 배려하는 정신과 창의적으로 혁신하는 지혜를 우리가 바로 옆에서 날마다 마주하는 자연이 훌륭하게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제펭귄들은 남극 추운 바다에서 빽빽하게 모여 서로 바람을 막아주고 돌아가면서 체온을 나누는 방법으로 혹한을 이겨낸다. 상생의 협업은 식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로수로 사랑 받는 메타세쿼이아는 원뿔 모양에다 크기도 비슷해서 모두 골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다.

생태계의 진화는 변화와 혁신의 경연장이라 할 만하다. 다들 미련하다는 곰은 사실 미련하지 않다. 아주 날쌜 뿐 아니라 먹이가 풍성한 가을에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비축하고 먹을 것이 없는 겨울이 되면 동면을 하는 자체도 생존을 위한 고도의 진화이다.

철마다 달라지는 나무의 한해살이 또한 주변 환경에 맞춘 혁신이다. 사람들은 신록에서 활력을 얻고 단풍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초록은 왕성한 생산 활동이며 울긋불긋한 낙엽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고 주어진 상황에 최적으로 대응하는 변화이다. 덧붙여 찍찍이를 발명하는 힌트를 인간에게 제공한 도꼬마리의 갈고리도 씨앗을 퍼뜨리려는 진화의 산물이다.

저자 김종욱이 보기에 이와 같은 창의와 협업, 진화와 혁신을 위한 DNA는 한국인에게 충만해 있다. 백신의 잔량이 거의 없는 최소잔여형주사기 개발과 세계 최초 코로나19 진단키트 상용화 등으로 위기국면에서 더욱 빛을 뿜었다. 금 모으기와 마스크 보내기 등에서 거듭 확인되는 특유의 고통분담과 이타정신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저자는 인문적 상상력을 꿈꾼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추동하고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변화에 합당한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 상상력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재미있게도 1960년대 한국 만화를 보기로 들었다. 거기 나왔던 전기자동차, 태양열주택, 청소로봇, 인터넷신문, 휴대전화, 인터넷 원격학습·진료 등이 현재의 우리 생활과 판박이로 닮아있다는 얘기다.

이 책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제대로 보여준다. 하루가 멀다고 혁신기술이 등장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시대다. 달리 말하면 무한하게 펼쳐지는 온갖 상상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주제어 : 과학, 기술, 경제, 인문, 자연생태계, 문화, 물리학, 갈라파고스, 4차산업혁명, 혁신, 미래, 변화, 진화, 자연, 생태계, 우주

 

분류: 에세이, 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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