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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디자인' + 1

Date : 2017. 6. 15. 14:10 Category : 피플파워가 낸 책 Writer : 알 수 없는 사용자

 

 

제목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

부제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담론

펴낸날 2017년 6월 12일
가격 15,000원
반양장본 | 296쪽 | 145*210mm
ISBN 979-11-86351-15-4 (03330) 

펴낸곳 도서출판 피플파워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38(양덕동)
          055-250-0100
          www.idomin.com
지은이 김태훈

 

 

 

책 소개

 

이제껏 ‘도시 스토리텔링’을 이렇게 파고든 책은 없었다
도시의 품격을 바꾼다…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이 먼저 읽어야 할 책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은 먼저 인간종 사피엔스를 통해 스토리텔링이 가진 힘을 설명한다. 원시시대부터 시작하는 도시 스토리텔링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과거, 현재, 미래 도시를 샅샅이 훑는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 유행처럼 휘몰아친 스토리텔링을 조목조목 뜯어본다. 저자는 도시 스토리텔링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대전의 빵집 성심당, 아일랜드 더블린, 자유의 여신상, 진주유등축제, 시간을 다스리던 달력…. 다양한 예시들은 도시학(都市學)처럼 보이는 이 책을 예상 못한 재미로 이끌고, 동시에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제에 오랫동안 파고든 저자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삶과 공간에 대해 다른 시각을 틔어준다. 지역과 도시공동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 축제, 홍보 분야에 종사하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특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이 이 책을 읽으면 도시행정의 방향이 달라지고 그 도시의 품격이 높아질 것이다.

 

 

 

지은이

 

 

김태훈

 

저자 김태훈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역문화정책 분야에 뜻을 정하고 고향인 경남 창원에 돌아와 창원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며 경남도민일보 공채 1기로 입사해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일하며 기획과 정책개발 및 음악산업진흥 업무 등을 두루 거쳤고, 2011년부터 다시 경남도민일보와 지역스토리텔링연구소를 세워 마산 원도심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했고, 지역과 도시 스토리텔링 관련해 대학 강의와 글쓰기, 라디오 방송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저서로는 <소리바다는 왜>(2010), <스토리텔링 레시피>(공저·2014),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2016), <지역공동체와 미디어>(2017)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이야기와 도시
허구와 상상 공동
도시의 탄생
성과 속
도시 스토리텔링의 정의

 

2장 스토리텔링과 도시 마케팅
조작주의적 스토리텔링
한국의 스토리텔링 담론
도시 마케팅의 등장
신화 근본주의

 

3장 도시 정치
스토리텔링에 중립은 없다
중앙정치에 발목 잡힌 지방자치
지방자치와 도시 스토리텔링
도시 주권을 창조하는 과정
주권의 변화와 공간의 변화
권력자의 도시 서울
좋은 정치가 만드는 새로운 공간

 

4장 도시의 인물
권위가 세운 인물, 최윤덕의 예
인물에 반영된 공동체의 가치
민중이 세운 영웅, 그라쿠스와 전봉준
시민이 세운 영웅, 스포츠 스타
평범한 시민, 몰리와 애니
우리 도시의 대표 인물은?
기억을 붙잡는 도시
1980년대의 민중, 21세기의 시민

 

5장 도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조이스와 파묵
작가의 도시와 독자의 도시 사이
영감을 재촉하는 시간의 흔적
시민과 도시의 애착 관계
도시 이야기? 사람 이야기!

 

6장 성스러운 공간과 랜드마크
경건한 공간이 도시의 중심
경건한 공간을 둘러싼 갈등
경건한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살아 있는 경건한 공간
도시의 상징 랜드마크
자유여신상이 품고 있는 이야기
랜드마크에 응축된 이야기

 

7장 성스러운 시간과 특별한 사건
특별한 시간 전략과 공동체의 정체성
시간 전략에 투영된 세계관
혁명 정부의 무모한 시간 전략
도시의 시간, 시민의 시간
특별한 사건과 성스러운 시간

 

8장 축제
엉뚱하게 시작된 축제
관광 도시? 축제 도시!
축제는 성스러운 시간의 재현
우리 축제는 안녕합니까?
축제의 본질을 찾아서

 

9장 문화예술과 스포츠
에스토니아의 노래와 춤
노래와 춤으로 확인하는 공동체의 정체성
시민이 선택하는 문화예술
스포츠가 창조하는 신화
몸에 새기는 이야기
사회체육과 공동체 네트워크

 

10장 향토기업 향토음식
자기 도시에 밀착하는 성심당
대전과 성심당이 함께 만든 이야기
향토 기업의 문화적 잠재력
향토음식에 대한 도시 문화정책
향토음식과 도시 정체성

 

11장 공동체 미디어와 스토리텔링 네트워크
대안 미디어와 공동체의 목소리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
붕괴된 하부구조의 재건

 

에필로그


 

 

책 속으로


도시 관계자들에게 스토리텔링은 거의 ‘맹신’에 가깝다. 스토리텔링만 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물론 우수 사례라고 불리는 곳들도 제법 있다. 서울의 북촌이라든지, 대구의 김광석 거리라든지, 통영의 동피랑이라든지, 전주의 한옥마을이라든지 사람들 입과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을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치르는 장소들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이들 사례를 과연 스토리텔링의 성공적인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상권이 살아나는 것이 과연 스토리텔링의 목적이 되어야 할까?
이런 사례들과 마주할 때 나는 항상 질문한다. “스토리텔링이 과연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도시를 스토리텔링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텔링 계획이, 스토리텔링 사업이 도처에서 넘쳐나는 이때에, 과도한 스토리텔링이 도시 공동체에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한 이때에 우리는 이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자기 도시에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면 정말 좋은 것일까? 그 인기 때문에 임대료가 올라가면 성공이라고 평가해야 할까? (본문 8쪽)

 

던바의 숫자라고 불리는 150명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단위가 되고 있다. 조직 전문가들은 종교든, 기업이든, 군대든 150명을 기준으로 무리를 조직하고 또 관리하는 전략을 세운다. 심지어 사회적 관계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도 이용자들의 의미 있는 관계 숫자를 평균 내보면 150명에 수렴한다. 150명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친밀감을 느끼는 한편, 같은 편으로서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계 숫자인 셈이다.
따라서 한 무리가 이 숫자를 넘어갈 때 보통은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신흥 반체제 세력이 등장해 기존의 리더십에 반기를 든다. 기존 리더십이 그 세력을 제압하지 못하면 무리는 둘로 쪼개지든지 아니면 해체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런 분리 현상은 강한 리더십이 작동하지 않는 종교단체나 사회 봉사단체 등에서 자주 일어난다.
만약 인간도 이 정도로 무리지어 살아간다면 20~80마리씩 무리지어 살아가는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스런’ 150명을 크게 뛰어넘는 집단을 조직하는 데 성공했다. 허구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믿는 무리들을 조직해 본격적인 집단 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본문 18쪽)

 

이듬해인 1981년 소설과 황석영과 음악가 김종율이 함께 만든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이 탄생했다. 이 노래극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에 사망한 들불야학 동료 박기순 사이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것이었다. 바로 이 노래극에 광주 항쟁의 상징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삽입돼 있었다. 이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의 노래이면서 동시에 윤상원을 기리는 노래로 오늘날까지 불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광주시민에게 윤상원이란 존재는 각별하다. 윤상원의 생가가 있는 광산구와 윤상원기녑사업회는 2016년 6월 ‘2030 윤상원 열사 기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윤상원 기념관과 윤상원민주인권시립도서관 설립, 생가 정비, 광주시내 윤상원 기념시설 설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부산의 최동원 광주의 윤상원이라면 현재의 도시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조선시대나 그 이전의 인물을 호출하지 않아도 이 정도의 인물을 보유하고 있다면 현재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에 동일한 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살았던 삶, 실천했던 행동들이라면 도시공동체가 함께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를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본문 109쪽)

 

역설적이게도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 파동은 진주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민들에게도 축제의 본질을 묻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축제를 왜 하는지? 축제의 주인이 과연 누구인지? 축제는 어떻게 준비되고 진행되어야 하는지? 거리에서 시민들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토론회가 열리고 사례들이 수집됐다. 이듬해 진주시는 유료화 정책을 고수했지만 가림막은 대폭 완화했다. 유등축제 유료화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논쟁은 진주 시민 스스로 자존심을 회복했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 도시 축제들이 노정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축제를 ‘도시 마케팅’의 도구로 바라보기 때문에 발생한다. 도시마케팅은 원래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 아래에서 글로벌 금융과 다국적 기업을 자기 도시에 유치하기 벌이는 홍보 및 프로모션 활동을 가리킨다. 글로벌 자본을 상대로 이런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도시는 사실 지구상에 많지 않다. 최소한 인구 천만을 넘나드는 메트로폴리탄 도시들이 이 대열에 서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마케팅을 해낼 수 있는 도시는 서울을 거의 유일하다.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 역사문화적 자원과 세계 어느 곳과도 쉽게 연결되는 교통 인프라, 그리고 이 모두를 포괄하는 도시 경관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들이 이와 같은 마케팅 일변도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정자립도도 높지 않은 도시가 글로벌 메트로폴리탄들을 벤치마킹한다는 사실 자체가 넌센스다. (본문 207~208쪽)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1958년에 지방자치법 4차 개정을 통해 선출직이던 자치단체장을 임명직으로 바꿨고,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전통적인 자치조직인 동회마저 강제로 해산시켰다. 박정희는 나아가 쿠데타에 참가한 군인들을 ‘유신사무관'이란 이름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내려보냈다. 그들은 새마을운동이라는 대규모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를 붕괴시키고 청년회와 새마을 부녀회 같은 권력 친화적인 하부구조를 인위적으로 구축했다.
평소 눈에 잘 띄지 않던 지역의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는 선거철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후보자들이 찾아다니면서 인사하는 공식 비공식 단체와 조직이 바로 해당 지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스토리텔러들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다. 이들 조직 중 상당수는 박정희 시대에 만들어졌거나 그 후신들이다. 문제는 이들 스토리텔러들이 다른 스토리텔러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이미 권력화된 그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개방적으로 소통하기 보다는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치는 경향이 강하다. 저마다의 공동체에 안주하며 편향된 관점으로 지역을 바라보려고만 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공동체 열망이 권력으로 완전히 제압되지는 않았다. 공동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에 시민들은 주어진 조건 속에서도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한국의 도시 정부들이 2000년대 중반부터 펼치고 있는 각종 ‘마을만들기’ 사업들이 대표적인 캠페인이라고 볼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서울시는 2012년부터 아예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라는 지원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본문 278~279쪽)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김태훈 지역스토리텔링연구소장의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담론’
20년 차 유행어 ‘스토리텔링’은 도시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았나

 

‘이야기 듣기’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는 아이에게 말을 걸고, 동화책을 읽어준다. 아이는 태어난 후에도 늘 이야기와 함께 자란다. 할아버지, 할머니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그 시절 이야기를 습득한다. 이렇게 오고 가는 이야기는 세대를 통하고 연결해 끈끈한 이야기 공동체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결속한 공동체 중 ‘도시’라는 공유 영역을 디디고 사는 사람들은 도시 공동체가 된다. 선택이 아닌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도시와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은 행복한 도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도시 스토리텔링, 학문적 용어 같아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도시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이 생소한 이라도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도시 스토리텔링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저자는 정돈된 문체로 꼼꼼히 풀어냈다. 책장을 넘길수록 흡입력이 더해진다. 읽다 보면 도시 스토리텔링이 나와 동떨어진 주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도시라는 공간에 기대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 바로 나의 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실 유등 축제를 전면 유료화한다는 방침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의견은 엇비슷하게 갈렸다. 지난 몇 년 간 교통 문제로 시민 전체가 워낙 고생을 해온 터라 유료화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그 유료화에 가림막까지 포함됐을 거라고 예상한 시민은 거의 없었다. 워낙 난데없었던 만큼 시민들의 불만과 반대도 거세게 일어났다. 단순히 가림막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가림막은 돈의 논리에 포획된 오늘날의 축제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했고, 적지 않은 시민들이 그 앞에서 모욕감을 느꼈다.’

 

저자는 도시를 휘감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조목조목 짚어 낸다. 이야깃거리가 자연스럽게 도시와 어우러진 사례와 그렇지 못한 억지스러운 사례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처럼 성심당은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대전에 집착한다.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해달라는 요청을 직접 받고도 고사한 이유 또한 대전에 기반을 둔 성심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대신 성심당은 대전 소재의 롯데백화점과 대전역에 분점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분점을 내더라도 대전을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윤덕 장상을 대하는 창원시민들의 정서는 대체로 뜨악하다.…조선시대 초기에 활약한 장군에게서 21세기를 사는 창원시민들이 정서적인 공감대를 찾기가 어려워서다. 창원시민들은 단지 창원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람’으로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

 

경제적 가치에 밀려 어마어마한 이야깃거리가 사라져버린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 42년간 한일합섬을 거쳐간 누이들 숫자를 모두 합치면 몇 명이나 될까? 모르긴 해도 최소 10만 명은 넘지 않을까? 이들이 공장 일을 그만두고 꾸린 가정도 수만 개에 이르지 않을까? 그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과 관계들이 만들어 냈을 법한 이야기들을 한 번 상상해보자.…안타깝게도 마산시는 한일합섬이라는 시간의 흔적을 도시에 남기는 데 실패했다. 이야기의 흐름은 단절됐고 수많은 이야기 씨앗들은 허공에 흩어져버렸다.’

 

도시에 이야기 하나가 안착하는 건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붙인다고 붙지도 않는다. 도시와 시민이 상호작용을 하며 배어 나온 이야기라면 억지 부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우리나라 도시들이 추구해야 할 랜드마크 정책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오일머니로 중무장한 사우디 제다의 킹덤 타워와 높이 경쟁을 계속 하기 보다는, 스페인 빌바오처럼 낯설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만 집중하기보다는, 자유의 여신상이나 더블린의 첨탑처럼 공동체가 간직한 이야기들을 응축하는 새로운 상징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나라 도시들에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20년 차 유행어인 ‘스토리텔링’. 도시는 여전히 스토리텔링을 맹신한다. 저자는 이제 방법을 바꾸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스토리텔링 덕분에 누구의 삶이 나아졌는지, 시민인가 자본인가? 아니면 권력과 자본이 결합한 토호인가? 스토리텔링이 돈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경제적 효과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면 좋을 일이다. 스토리텔링은 마술봉이 아니다. 스토리텔링이 당장 도시를 반짝거리게 해줄 거라는 기대를 버리라고 저자는 꼬집는다. 대신 수년간의 스토리텔링 연구를 통해 정리한 노하우를 전한다.

 

도시 스토리텔링에 대해 저자가 이토록 꾸준히 얘기하는 이유는 하나다. 도시 스토리텔링은 시민의 삶에 바로 닿아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에 도시 스토리텔링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도시 스토리텔링을 활용해야 한다고 저자는 외친다.

 

지역과 도시공동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 축제, 홍보 분야에 종사하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특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이 이 책을 읽으면 도시행정의 방향이 달라지고 그 도시의 품격이 높아질 것이다. 그 행정을 감시·비판하는 지역신문 기자들도 꼭 봐야 할 책.

 

 

주제어: 스토리텔링, 도시 스토리텔링, 도시 마케팅, 도시 디자인, 지역공동체

분류: 도시 사회학, 사회 정치, 사회문화, 사회학



출처: http://peoplesbooks.tistory.com/60 [도서출판 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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